오늘 제가 이야기 할 ‘여름과 회복’의 두 번째 주제는, ‘지기’에요.
다른 말로 하자면 ’필승‘ 이기도 해요.
지는 건 곧 이기는 것이라는 걸 알아버렸거든요.
이전에는 정해진 기준이나 정상성앞에 절망한 내 친구를 보면 자주 함께 투쟁하고, 타파하곤 했어요.
왜 이렇게 세상이 우릴 억까하는 것만 같은지, 화가 잔뜩 난 상태로요.
과정이 격탈스럽고 지난해도, 결과적으로는 허문 벽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쏟아져나와 어떤 유대와 연대를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뿌듯해했는데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보니 .. 너무 다쳐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치료와 회복에 훨씬 많은 시간과 해석을 들이게 된 .. 우리를요.
깨진 파편들을 조심하느라, 자신의 발끝을 보느라, 지나치게 조심하느라 서로를 보지 못 하는 우리를 보니 ‘나 어쩌면 이긴 게, 내 친구를 지킨 게 아닐수도 있겠구나’ 어느 여름, 처음 생각하게 됐어요.
동시에 생각보다 내게 공격성을 띄지 않는 세상도 발견했는데 ‘손은 나였다.’ 라는 강화길 작가님의 ‘손’ 속 문장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내 친구를 위해서라면 싸워줄 수 있지마는,
‘우리 함께 저 기준 따위 한 번 맞춰줘 볼까? 우리 빨리 해치우고 맛있는 거 먹으러갈까?’
’지는 게 이기는 거야!‘
라고 넉살 좋게 웃으며, 좀 더 유쾌하고 유치하고 유연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저는.
조금 무모하지만 단호한 얼굴로 ‘버텨. 견뎌. (제발)‘ 라고 말하며 보상에 책임을 지고 싶어졌기도 하구요.
네 회복을 위해서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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