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안녕 _ 1 : 아주 씩씩해지는 일
언젠가 서로가 제게 그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알아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 이 되려한다고.
그 말이야말로 우리가 이번 달에 다룰 '안녕'에 가장 가까운 문장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끔 뇌 속에서 일어난 전산오류로 , '홀로 외로움을 감당하는 일'이라고 해석되어 번아웃이 오는 때가 있는데요, 근래가 그렇네요 .. 허허.. ^^..
우리집 강아지 까미는 실수로 누군가를 다치게하거나 놀라게하면 구석진 곳에 숨는 습관이 있어요. 온 몸을 덜덜 떨며 하루가 다 지나도록 나오지 않아요. 그리 좋아하는 간식도 안 먹고 .. '산책!' 이란 말도 무용지물이에요. 처음에는 '지가 공격하고 지가 왜 숨지 ..-_-;' 라고 생각했어요. (ㅋㅋ) 그런데 쥔장이 (서현) 숨고 싶은 요즘이 되니 그 마음을 조금 알 것만 같달까요 ..
누군가 나 때문에 다칠까봐, 내 속에 공허한 말들이 전염될까봐, 나와 함께 고드름을 생성하게 될까봐 .. 먼저 도망가는 일종의 자가격리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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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 물었어요. '까미는 기분 안좋거나 삐지면 어떻게 해?'
'숨어 ㅋㅋ'
'시x, 주인새x랑 똑같네 지독한 회피형이네'
원이 물었어요. '외로워지지는 않아?'
'외로움은 견뎌야 돼, 반동하는 힘이 있으니 그 지점까지 도달하기를 오롯이 기다리며.'
'견디지 않았으면 좋겠어.'
유쾌하고 다정한 팩트폭력과 (ㅋㅋ) 요청이 있어, 얼음공예가들이 있어 전산오류 수습작업에 들어가려합니다. 도망가지 않고 .. 숨지 않고 ..
아주 씩씩한 마음으로 조각가들의 손에 몸을 맡겨볼래요.
완성될 작품을 기대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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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으로서의 안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우리의 이야기와 시즌은 계속 되어야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