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안녕" 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다는 것 모두 아시죠.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인사말, 그리고 하나는 아무 탈 없는 편안한 상태를 뜻하기도 하잖아요.
인사와 안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저는 일상 대화 속에서는 안녕이라는 말을 대신하는 비슷한 말들로 인사를 나누는 경향이 있어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그냥 사랑한다는 말도 다른 말로 몰래 바꿔서 말하는 것을 즐기는 별난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가 봐요.
- 김서로가 애용하는 "안녕"의 대치어들 -
* 만났을 때
[ 하이요 / 잘 지냈어? / 얼굴 좋아졌네 / 오랜만이다~ ]
* 헤어질 때
[ 조심히 들어가 / 도착하면 연락 남겨 줘 / 빠이빠이 ]
(대충 이 정도의 예시가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간 친구가 새로 사귄 외국인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알게 됐다며 말해 준 이야기인데요. 다른 나라에는 모두 아침, 점심, 저녁 인사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는 모두 "안녕!" 이라는 말 하나로 퉁치는 것들인데 신기했어요. (좋은 아침, 같은 것도 실은 good morning의 번역본이잖아요)
당신의 안부를 묻는 것이 어떤 말 안에 내포되어 공유하고 있는 이 문화가 문득 좋더라구요. 같은 언어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연결이라는 사실을 문득 체감하게 됐다고나 할까요.
"안녕"이라는 말이 이렇게나 따뜻하고 정겨운 말인데 왜 그간 저렇게 다른 말들로 바꿔 말했을까요? 아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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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에게 말하던 '안녕'이 “알아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 같다” 던 대답으로부터 한 발짝 더 딛어 보려고요. 왜냐하면... 이 대답은 몇 년 전의 대답이니까요.
정말 안녕하다는 건 어쩌면... 누군가의 안부를 진심으로 궁금해할 수 있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알아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의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분의 안부를 진심으로 궁금해하기도 하답니다.
안녕하신가요?
안녕과 안녕 사이에는, 어쩌면 끊임없이 돌보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것을 위해 알아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요. 누군가를 돌보기 위해서는 나를 잘 돌볼 줄 알아야 한다던 이야기로 자꾸만 다시 돌아가게 돼요.
제가 했던 말이지만... 꽤 오래 잊고 있던 말인데, 서현이 덕분에 되뇌이고 갱신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몹시 기쁜 마음이에요.
이 마음이 제게 좋은 동력이 되어 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