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으로부터 기은은 또 다른 층위의 산책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확신 속에 잠시 그 자리에 서있었다.
가장 낮은 층위의 산책이라면 오직 자신에 대해 골몰하며 걷기. 김병철을 저주하는 마음으로 마을을 거닐었을 낙서 주인의 산책과도 같은 층위이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그 이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그 이유, 손해 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적당한 처세술, 그때 그렇게 말했어야 했어, 하는 생각들에 빠져서 하는 산책.
두 번째는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걷는 것. 일종의 수양과도 같은 걷기인데 커다랗고 예상 가능한 것들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머릿속이 투명해지고 맑아진다. 맑아진 머리로는 잠을 잘 잘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렵고 때로는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걷기, 바로 동네의 비밀을 파악하는 산책이다. 준영은 김병철 낙서를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행인과 시비가 붙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거 당신이야? 당신이 그랬어? 다짜고짜 우산을 휘두르며 다가오는 자에게 욕을 퍼부어줄까 하다가 준영은 그저 아무 말 없이 물러났다고 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준영은 행인에게 맞서고자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지만 또 동시에 그 사람을 흠씬 패주고 싶은 마음도 여전해서 그러지 말자,
하나님 도와주세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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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은 죽고 없구나. 기은은 김병철의 결말을 듣자마자 준영에게 김병철이 죽었대요, 하고 알려주는 장면을 떠올렸다. 준영은 김병철이 아직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 있고 기은은 이미 김병철이 죽고 없는 세계에 와 있다. 말하자면 기은은 준영보다 자세한 미래에 와 있는 셈이었다. 기은은 준영에게 김병철이 죽었대요, 말해줌으로써 가뿐히 준영의 손을 잡고 함께 미래로 올 수 있었다. 준영보다 먼저 미래에 도달한 소감은, 음 ...
<슬픈 마음 있는 사람중, 정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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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야 -
네 기도 덕분인걸까, 너와의 여정을 떠올린 덕분인걸까.
나는 높은 층위의 산책에 도달하는 시간을 보냈어.
또 다시 나는 나의 발끝을 보느라,
지나치게 조심하느라 가끔은 서로를 보지 못하는 것만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 산책을 가장 낮은 층위의 산책이라고 명명해주는 정기현작가의 작품이 있어서,
'풉-' 하고 웃어 넘길 수 있었어.
*
타인의 말을 너무 이해하고 싶어서 타인이 되어버린 나를 생각했어.
하지만 그도 결국 나였고 타인에게는 영영 도착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하기도 했어.
'타자를 타자로 만드는 타자성을 지우고 투명한 백치 같은 존재로 가정할 때에만, 그들이 마치 '죽은 사람' 같을 때에만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오히려 타자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는
신형철의 평론이 나를 고발한다고도 느껴졌지.
나는 .. 나는 ...
응,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었어.
가장 간단한 인사만이 타자성을 지우고 타자가 되어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해.
이를테면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같은.
그런 1차원적 단어를 뱉고 싶지 않아서, 허무맹랑한 소리를 가득해대는 괴물들을 보며 회의감을 느꼈는데,
내가 그런 괴물이 되어있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달까.
그래서 내가 먼저 뱉어보았어, 그 말.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그랬더니 동네의 비밀을 파악하고 싶은 호기심이 솟아나는거야 -
다시 내 발가락 따위 재미없다고 느껴지더라고.
그래서 자주 하려고 해. 나는 다음 층위에 산책이 궁금하거든.
서로에게도, 언제나,
늘.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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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주황색 버튼을 통해 저번주에 이어 작업한 8마디를 들어볼 수 있어 !!
하이헬로 - 랜친들아🍀
드디어 우리는 본격 가사쓰기에 돌입했어 ! !!
칭구들과의 메일 답장을 토대로, 그간의 산책을 토대로 A파트 가사를 만들어 보았어
내가 아르켜줄게 ~ 🫧
짜잔 - !
못다 한 말이 생각날 때💭 괜히 야옹이🐱에게 인사 - 무거운 이불에 꼭 감겨 네가 되는 꿈에💤💤
오늘의 메일과 닮아있지?! 다음 파트에도 서로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감상부탁할게 -
댓글두, 멜두, 스토리답장두 다 죠와
답장해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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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드디어 날이 좀 선선해졌어요.
진짜 힘들었슴 🥹
다들 행복한 8월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제 80주년 광복절인데요 - 🇰🇷
여러분들도 해방의 기쁨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맘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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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싱어송라이터로 살아남기>
[0801~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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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저는 회사에서 몰래
딴짓을 하고 - ...
(대탈출 보시는 분👋🏻)
서로의 서현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을 했는데,
너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자나요 정말 ㅜㅜ !! 담엔 꼭 함께하긔얌 ~ 🤍
틈틈이 작업도 해주시고 -
(공동 작업중인 다른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것두 12월에 발매될 앨범이랍니다 !)
그리고 왕산해수욕장에 다녀왔는데,
성인되고 처음 물놀이를 제대로 한 것 같아요.
물이 정말 무서웠는데 -
이제 좀 만만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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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도 열심히 다녀주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살면 돈이 없고,
직장을 다니면 몸이 아프고
뭐 어쩌라고 ..
이번 달에는 계속 병원에 가야해서,
마음을 놓고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다니고 있어요.
(근처 맛집 보돌미역도 잊지 말긔 ♥︎)
저는 OTT에 빠져살아요 ! ㅋㅋ
근래는
샌드맨, 대탈출, 웬즈데이가 모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와서
더 빠져들고 있는데,
웬지 제게 해주는 말같더라구요 -
첨부한 사진은 샌드맨2입니다.
요것도 보신 분 수다떨어요 👋🏻
그 외에도
서로랑 방향성에 대한 회의를 했는데,
하 -
일단 지금이 저점매수입니다, 여러분.
저희는 더 재밌어질 예정이니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지켜봐주세요.
제발 이이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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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하는 재미에 빠져 살아요.
오늘 메일에 대한 내용이 아니어도 좋으니,
마음껏 답장해주세요.
(이지야, 얼른 답장할게 ! 💌)
여러분에게도
언제나,
늘,
미안하고
감사하고
Love Ya - !
🤍
P.S.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사진을 누르면
첨부한 음악을 들어보실 수 있어요.
시간되시면 전체 앨범을 다 들어보시는 걸 추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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