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되고 싶은 마음과 하루들을 안고서 찾아다니던 것들을 생각해.
이를테면 영화나 소설 같은 거.
그러다 문득 그것들이 마법처럼 설명되는 순간이면 노래가 하고 싶어지곤 했는데.
서현이의 고백과 용기를 읽다가 문득 잊고 있던 영화 속 대사가 스쳐 지나가더라고.
전해 주고 싶어서 적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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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랑의 정답지가 되고 싶어서 무지하게 노력하던 날들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늘 다 망가져 버렸어. 잘 부르고 싶어서 잔뜩 힘을 주고 노래하면 모든 균형이 무너져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것처럼.
애초에 정답 같은 게 없으니까 틀려 먹은 접근이었던 거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어딘가 샛길로 돌아가게 되고, 그 헤매는 순간들은 캄캄한 방에서 바라보는 천장 같고.
근데 나는 샛길로 걸어 봐야만 진짜 나를 알 수 있는 것 같아.
식기는 늘 2인을 기준으로 사고 싶고, 맞이하게 될 손님들을 생각하면서 집을 꾸미다 보면 실은 내가 갖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
지긋지긋해하던 것들로부터 배운 지겨운 사랑, 지극한 사랑, 지긋한 사랑.
손에 쥔 줄도 모른 채 쥐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거 있지.
새로운 집에서는 루꼴라를 키워 보려고.
루꼴라는 해를 잘 보는 게 중요하대.
나도 해를 잘 봐야 사람이 보송보송해지는데.
나는 김루꼴라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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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어, 라는 말이 갖고 있는 견고함이 좋더라.
될 수 있어.
밝은 곳이 될 수 있어.
오만한 예언가처럼 굴어 보자면
서현아, 너도 사랑이 될 수 있어.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너는 이미 사랑을 양손과 품에 가득 갖고 있는 사람이니까.
네가 이미 충만한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알아.
나는 그 앎을 믿고, 그것을 믿기까지는 너무 쉬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