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하재연
혀끝에 남은 말들이 하나씩 공중에 올라
검은 구멍들을 형성한다
이것은
낯익지 않은 어둠
나의 귀가
나의 것이기만 했다면
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죽처럼 떠올랐다 사라지는
어떤 생들이 겪는
추위의 이상함
서울, 베이징, 나하, 밤거리의 불빛들,
복수로만 환기되는 삶들
보도블록 아래로 흘러가 바깥에 이르는 도시의 이물질들
우리 자신의 밝기를 증명할 수 없는
우리는 그것을 증가시킬 수도 없다
우리는 우리를 되비추는 종족으로서
잊은 생이 되살아나기를 꿈꾸었으나
하늘에는
0개의 시간 속에 튕겨져 나온 그림자들
지구에 뚫린 하나의 구멍 위에
두 다리만 기대고 서서
다음 목적지를 잊고서
다만 빛나고 있음을 알 뿐인
올해 여름은 뭐 이리 지난한지.
삼재 맞은 토끼띠니까, 하고 넘기기엔 너무 지루하고 일상적인 불행이라
얼마나 근사하고 험난한 길을 걸었는지, 얼마큼 엉망이고 대단한 신발과 발바닥을 가졌는지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로 자꾸만 눈길이 가는 거야.
그런 걸 보다 보면 자꾸만 잊게 돼.
그들은 걷던 사람이고, 나는 아직 걷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편지를 적으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치우고, 꾸리고 사는 일.
그런 바지런한 행복들을 채우다 보면
너의 치마와 반지, 네 이름과 내 걸음걸이가 떠오르고
어느새 어딘가에서 같이 노래하고 있었어.
마치 거기가 제자리라는 것처럼.
나는 너와 함께 걷고 있는 사람임을 잊지 말자고 되새겼던 것 같아.
그만 걷고 싶던 길도 같이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해내야 한다는 투지가 생기잖아.
혼자 가긴 너무 먼 길이라.
그치?
어서 만나, 마저 긴긴 산책을 하자.
우리가 정한 우리의 자리에서.
실패를 위한 오늘의 실패!
사랑해~ 사이 좋게 지내자.
두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당신의 펜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