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는 똑똑히 보고 있다 눈동자가 눈빛을 놓아주었으면 해서
- 바캉스, 임솔아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실기 고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기도 해서 영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고삼 때도 생일 당일날 실기 고사를 보러 갔던 것 같은데 올해도 그렇게 되지 싶어요. 돌고 돌아서 열아홉이 된 기분입니다. 좋고 나쁜 기분보다는 그냥 시간이 이제야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는 감상이요.
지금 저의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단어는 ‘의도’입니다. 새로 만난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생각을 하고 노래를 부르라는 말이었어요. 사실 무슨 생각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한참 고민을 했는데요. 너의 모든 소리가 너의 의도 아래에 있어야 한다고, 가창자로서의 의도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그에 맞게 청자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의도 없는 발설은 필연적으로 공허해지는 듯해서 이야기를 듣고 여지껏의 나의 삶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정말 음악 안에서는 부끄러울 일 투성이입니다.
성인이 되고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야망을 가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 정도로는 택도 없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고요. 네 생각보다 너는 더 비장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나 욕심을 더 부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당장 3일 전 오빠와 여동생에게도 들은 이야기예요. 별로 와닿는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의도라는 단어를 듣고 나니 그들이 제게 강조하던 게 바로 이 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살아가면서 어떤 의도를 지녀야 할까요.... 어떤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을까요. 제가 지닌 의도가 어떤 형태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렴풋한 느낌이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민입니다. 결정하듯 결론 짓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이제는 의도를 갖고 노래를 해야 하는 나이라고, 대학에 가게 되어도 의도를 갖고 노래한다는 마음을 잊지 말라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 중요하게 느껴져 머릿속이 너저분합니다.
해결되지 못한 채 마음을 적는 기분이라 글을 적기까지 너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 마음을 적지 않으니 글이 헛돌더라고요. 좀 구려도 헛도는 말로 메일을 채우고 싶지 않아서 고민을 나눠요.
일단 음악 속에서 저는 포켓몬이기도 하고 포켓몬 트레이너기도 해서요. 우선 김서로... 몸통박치기라고 외치기로 했습니다. 이제 가서 들이박기만 하면 돼요.
그리하여 1월은 제 마음대로 몸통박치기의 달입니다. 다들 응원해 주세요. 미리 감사합니다. (-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