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또 펑펑 내렸어요.
메일을 쓸 때 즈음엔 눈이 꼭, 꼭 내려요. 아마 내려주는 거겠죠?
눈과 겨울에 지치셨다면..
'Iron & wine - Why hate the winter' 를 들으며 남은 메일을 읽어주세요.
철이 없지만 저는 눈이 정말 좋아요.
며칠 전에 내린 폭설에도 2월 말에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아주 좋아했어요.
제 이름은 은설이에요, 천은설이요.
태어나던 날에도 눈이 내려서요, 은 은, 눈 설. 은빛 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어요.
안과 밖에서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요.
눈은, 눈은 .. 모든 것을 덮어주잖아요, 모든 것을 용서해주나 싶기도 하구요.
저도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 되고 싶었고, 부러웠어요.
그런데 실험은 늘 실패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게는 눈같은 이들이 있어요.
그들은 모두 동그라미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구요.
제 모든 것을 덮어주어요, 제 모든 것을 용서해주는 것만 같고, 제 모든 것을 안아주어요.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거듭 말해주기도 해요.
최근 상의 사건을 듣게 되었어요. 아니, 목격했다고 말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네요.
상은 참 우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구요.
상이라는 존재에게는 지속적인 상실과 마모가 있을 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아.
나 네가 밉지 않아.
나도 감히 내 눈같은 이들을 따라 덮어주고 싶네요.
말이 길었나요?
고마워요, 당신은 내게 안정을 줘요.
전하고 싶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