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은설이에요.
벌써 마지막 메일이네요.. 무척 아쉬운 마음이에요. 흑흑.
정돈되지 않은 문장도, 감정이 잔뜩 담긴 문장도 ..
심지어는 비속어가 난무하는 문장까지도 가감없이 전달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
저와 함께 메일링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서로는요, 제가 여러분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 존재에요.
저희는 원래 고등학교 친구고요, 2021년 겨울, 서로와의 교환일기가 시작되었어요.
저조차 저의 목격자가 되어 삶을 방관하고 있던 때에,
마치 저를 대신해 살아준, 또 알려준, 화해시켜준 .. 소중하고 소중한 친구랍니다.
(서로와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공연때 이야기해드리도록 할게요 ㅎㅎ 멋진 곡들이, 이야기들이 어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여튼 그런 서로와의 세상을 공유하고, 강화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였어요,
이 메일링은 말이죠.
잠시나마 우리의 숨이 활자를 넘고 화면을 넘어 여러분의 숨과 포개어졌기를 바래요.
*
벌써 느꼈겠다 싶지만 저는 관계에 있어 아주 .. 아주 느린 사람이에요. (ㅠㅠ)
그리고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여러분의 시간과 연루되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에요.
어땠나요, 여러분에게 있어 .. 저는 이 사랑에 성실했나요?
그랬다면, 그랬다면요 .. 절 온전히 그리움의 대상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ㅎㅎ 뻔뻔한 거 알지만) 답장주세요 !! 우리 이 메일이 끝나고도 연루되어보아요.
아, 꾸준히 답장을 보내준 지, 온에게 고맙다고, 고맙다고 함께 전해요.
새로 답장해준 나의 원래 원에게도요.
*
마지막으로 ..
제가 좋아하는 조해진 작가님의 완벽한 생애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해당 작품에 작가의 말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어요.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 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원했건 원치 않았건 제 살아있음의 증인이 되어주셔서 고마웠어요.
그럼 안녕, 안녕.
P.S. 여러분을 위한 작은 선물들을 서로와 함께 준비해보았어요 ㅎㅎ
공연에서 못다한 말과 함께 나눠드릴게요 :D |